후회라고?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노우티 지음 / 북모먼트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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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의 분류가 아무리 봐도 인문학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수필, 실은 명언 또는 일화모음집에 가깝습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봐도 문단의 구분이 불필요하게 많습니다. 글과 글 사이가 분절되어 있어 일관성도 떨어지고요. 특히 프롤로그는 그저 유명한 라틴어 격언의 나열이며, 주어,목적어가 있어야 할 자리에 그것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했을 때, 이 책은 내용에 충실한 책이 아니고, 일단 써 놓고 마케팅으로 밀어붙인 경우에 가깝습니다.

책의 초반부터 놀랍습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라고 해놓고, 바로 다음 장에서는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자유롭게 살아라'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합니다. 앞뒤가 맞지 않죠.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붙여놓으면 마냥 좋은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책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가 엮여야 독자가 만족을 하죠. 게다가 글뭉치 하나하나를 들여다보았을 때, 그것이 설득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이러하니까, 독자 여러분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 그러면 왜?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이렇게 멋진 말을 했던 위인들이 이렇게 살았으니까. 그러니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같은 말의 되풀이입니다.


지금까지 내놓고 까기만 했는데, 그래도 이 책도 찾아보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읽으면 이것만큼 좋은 책이 없습니다. 특히 장자나 논어 같은 고전을 인용한 부분은 제외하고, 인물에 대한 일화만 읽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혹시 이 책에서 그렇게 편집을 해서 재출판을 해준다면 그건 사서 읽어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봤을 때 이 책의 의의는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인물들의 성공일화. 역경 극복 스토리' 딱 거기까지입니다. 제목은 내용과 관련이 없고요.


끝으로 이 책과 관련하여 '차라리 이 책을 읽는 것이 나을 것 같다'하는 책을 추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다니엘 핑크 후회의 재발견」작년 이맘때 나온 책인데, 역대 후회에 관련된 설문조사 중 가장 규모가 큰 연구를 수행한 작가가 그 의미를 되짚어보는 책입니다. '더이상 후회하며 살지마라'는 뻔한 말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후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후회를 우리가 차단해야 할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는 주제를 풀어가기에 읽어볼 만하죠.

「화가의 마지막 그림」이 책에서 나혜석 화가의 일생을 다루었던데, 관심이 있다면 나혜석님을 비롯한 화가들의 비극적인 일생과 그 이야기를 조명한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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